내장산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많은 꽃들이 피고 집니다.
그 중에서 가을을 대표하는 꽃으로 백양사 부근에 피는 백양꽃을 들 수 있습니
다.
이 꽃은 백양사 근처에서 처음 발견되어 백양꽃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요
그동안 개채수가 줄어 멸종될 위기에 처했지만,
다행스럽게도 내장산국립공원백암사무소가 이 꽃을 복원종으로 선정했고,
해마다 증식사업을 벌여 개체수를 증가시켰습니다.
그래서 올해는 예쁜 백양꽃을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었습니다.
그런데 이 백양꽃은 봄에 나온 잎이 스러지고 나면 살그머니 꽃이 피고,
꽃이 지면 다시 잎이 피어난다고 합니다.
그러니까 이 꽃은 잎과 꽃이 평생 만나지 못해 서로 그리워한다는
상사화의 일종인 셈이죠.
그래서 한 시인은 이것을 시로 남기기도 했습니다,
상사화
- 차윤옥
이룰 수 없는 사랑
잎이 피고
꽃이 피어도
당신을 만날 수 없습니다.
봄이 가고, 여름이 가고
가을, 겨울이 가도
사계절 그리움만 키워갑니다.
(후략)
그리움의 꽃인 백양꽃.....
그래서 우리는 백양꽃을 보면서 그리움의 그림자도 함께 보고,
아마도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건
그 사람이 지금 곁에 없기 때문일텐데요....
같이 있으면서도 만날 수 없고, 그리워해야 한다는 애절함에
마음 한 곳이 저려옵니다.
때문에 어쩌면 이 꽃은 우리네 인생을 닮은 꽃이 아닐까 싶습니다.
“삶과 죽음의 길이 여기에 있으매 '나는 간다'는 말도 다 하지 못하고 갔는가?
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 저기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한 가지에서 태어나고서도
가는 곳을 모르겠구나“ 라고 한 월명스님의 <제망매가>도 생각나고,
또 이 꽃을 보면
‘쟁반 가운데 놓인 홍시가 고와 품어가고 싶어도
반가워해 줄 부모님이 안 계셔 그것이 서럽다‘고 했던 조선시대 박인로의 시도
떠오릅니다.
결실의 계절 가을입니다.
꽃이 피고 짐이 우리네 인생과 같을텐데
그리워해도 만날 수 없을 때가 와도 후회가 없도록
가까운 이들을 향해 더 다가가는 노력을 기울이는
그런 계절로 만들어보시면 어떨까요?
그리움을 채울 마음 공간을 만남의 행복으로 채우는
그런 결실의 계절이 되시길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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