살구꽃이 지는 자리
정끝별
바람이 부는 대로
잠시 의지했던 살구나무 가지 아래
내 어깨뼈 하나가 당신 머리뼈에 기대 있다
저 작은 꽃잎처럼 사소하게
당신 오른 손바닥뼈 하나가 내 골반뼈 안에서
도리없이 흩어지고 있다
꽃 진 자리가 비어간다
살구 가지 아래로 부러진 내 가슴뼈들이
당신 가슴뼈를 마주보며 꽃 핀 자리
한 잎 뺨 한 잎 입술 한 잎 숨결
지는 꽃잎도 저리 인연의 자리로 쌓이고
문득 바람도 피해간다
누구의 손가락뼈인지
묶였던 매듭을 풀며 낱낱이 휘날리고 있다
하얗게 얼룩진 꽃 그늘 아래
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
당신이 부쳐준 오래된 편지 한 장을 읽으며
1964년 전남 나주 출생.
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과와 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.
1988년 ≪문학사상≫으로 등단.
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.
현 명지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조교수.
시집 『자작나무 내 인생』『흰 책』『삼천갑자 복사빛』,『와락』
시론평론집 『패러디 시학』『천 개의 혀를 가진 시의 언어』,『오룩의 노래』,
여행산문집『여운』,『그리운 건 언제나 문득 온다』,
시선 평론집『시가 말을 걸어요』등
소월시문학상 수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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